장주영(이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돌봄서비스 시장에 외국인을 도입해야 한다는 논의가 현 정부에 들어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언론에서는 아동 돌봄서비스에 해당하는 고용노동부-서울시의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이 집중 조명되었지만, 실제로 정책이 가장 먼저 확정된 분야는 요양보호사다. 증가하는 노인 인구에 비해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는 인구는 자격자 중 일부에 그치고 있어, 요양보호사 필요 인력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지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외국인 요양보호사 관련 정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는 거주(F-2), 재외동포(F-4), 영주(F-5), 결혼이민(F-6), 방문취업(H-2) 체류자격을 가진 정주형 이주민만 요양보호사 교육을 이수할 수 있었으나, 2024년 상반기부터 한국에서 학위를 취득한 유학생(D-10)까지 자격이 확대되었다. 하반기에는 졸업 전의 유학생(D-2)도 대상에 포함되었고, 2025년 3월, 외국인정책위원회는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을 위한 전문연수 과정과 대학 학위과정을 신설하기로 결정하였다. 일부 대학들은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노인 돌봄서비스에 발생할 수 있는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정책적 노력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정책 신설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은 우려를 제기한다. 일반적으로 돌봄서비스의 이해 당사자는 돌봄수혜자(서비스 대상자), 주돌봄자(서비스 이용자), 대리돌봄자(서비스 종사자)의 세 축으로 이루어진다. 주돌봄자가 돌봄수혜자를 위해 대리돌봄자를 결정하는 경우에는 돌봄을 받는 사람의 안녕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아동 돌봄서비스는 주돌봄자와 돌봄수혜자가 일치하지 않지만, 노인은 본인이 돌봄서비스 이용을 결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현재의 외국인 요양보호사 확대 정책에서는 정작 돌봄을 받게 될 노년층의 관점이나 특성이 충분히 논의되고 있지 않다.
한국의 요양보호사 시장에는 이미 외국인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최근의 논의들은 마치 외국인이 처음으로 도입되는 것처럼 진행되고 있다. 이는 기존 외국인 요양보호사의 대다수가 문화적, 언어적 배경을 공유하는 중국 동포로, 이들에게는 비교적 거부감이 적기 때문이다. 확대될 외국인 요양보호사들은 언어적, 문화적 배경이 크게 다를 가능성이 높다. 국민 다문화수용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60대 이상 연령층의 수용성은 2012년 첫 조사 이래 다른 연령대보다 일관되게 낮게 나타난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특히 낮은 점수를 보이는 수용성 영역은 이주민과의 교류 행동 의지이다. 돌봄서비스는 가장 사적인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교류이다. 외국인 요양보호사가 갖추어야 할 자격 요건, 한국어 능력, 한국 문화의 이해 수준이 중요한 만큼, 돌봄을 받는 노인과 그 가족이 이들에 대한 거부감과 차별 의식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의 논의에서는 외국인에게 돌봄서비스를 받을 노인들이 어떤 관점에서 이들을 받아들이게 될지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이는 요양보호서비스를 받는 이들을 타인과 관계를 맺고 행동하는 능동적 주체가 아니라, 단순히 서비스를 수동적으로 받는 객체로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된다. 돌봄서비스는 제공자와 수혜자가 서로에게 잠재적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될 수 있는 독특한 관계에서 이루어지며, 잦은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갈등과 피해를 예방하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제도를 사전에 세밀하게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노인 돌봄서비스 정책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외국인 돌봄서비스 인력 도입을 어떻게 부합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동안 한국의 노인 돌봄서비스 정책은 인력의 전문성 강화와 처우개선, 공립요양시설 확충, 지역사회 내 돌봄체계 구축 등을 통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 그러나 외국인 요양보호사의 확대가 이러한 정책 방향성에 정합하는지, 또는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불충분하다. 인력의 전문성 강화와 관련해서는 외국인 요양보호사의 자격 요건이 중요하기 때문에 양질의 돌봄서비스 제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기대할 수 있으나, 요양보호사의 처우개선, 지역사회 계속 거주와 통합적 돌봄 제공이라는 노인돌봄서비스의 구조 개선 방향에 외국인 요양보호사 확대가 갖는 파급 효과가 무엇인지에 대한 면밀한 사전 검토가 필수적이다.
단기적 인력 확보에 급급해 제도를 추진할 때 시장에는 역효과가 우려된다. 현재 내외국인 모두 요양보호사 자격자 중 종사자는 20%대에 불과하다. 현 상황에서 요양보호사 처우개선 없이 신규인력을 양산한다면, 추가된 인력도 빠져나가 끊임없이 신규인력이 필요한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요양보호사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양질의 노인 돌봄서비스 제공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외국인 요양보호사 도입은 지속 가능한 노인 돌봄서비스의 구축을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일 뿐이며, 노인돌봄서비스의 유일한 해법은 아니다. 돌봄서비스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이고 지속 가능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보다 면밀한 검토와 조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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